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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ies/Book Story

[짧은 서평] 조르주 심농의 <수상한 라트비아인> - 매그레 시리즈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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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수상한 라트비아인 - 6점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열린책들

http://sahngoh.tistory.com2011-10-19T00:16:510.3610


리디북스에서 진행하는 매그레 반장배 마라톤 이벤트가 지난주 금요일에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독서 마라톤입니다. 처음 이벤트 소식을 접했을 땐 참여에 적잖이 망설여졌습니다. 매그레 시리즈 전부를 매주에 한 편씩 읽어야 하는 부담감이 적지 않기도 하려니와 독서 내공 증진을 목적으로 몇 개월 전부터 읽을 책을 나름의 기준에 의해 관리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르주 심농과 그의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호평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옛말까지 더해지니 고민은 일단 내려놓고 읽을 책 목록에 매그레 시리즈를 슬쩍 끼워 넣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출발과 함께 받은 책이 조르주 심농의 <수상한 라트비아인>입니다.


레이스 초반입니다. 의욕이 넘치니 거침없고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시작한 지 오래지 않아 마흔다섯의 노장 형사 매그레 반장과 조우합니다. 긴 마라톤에서 앞서 길을 안내해 줄 주인공입니다. 우람한 덩치는 보는 것만으로 절로 든든해지며, 파이프 담배 입에 물고 서 있는 모습에선 연륜과 지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미동도 없이 매서운 눈으로 구술 몽타주의 범인을 찾는 모습에선 먹이를 앞에 두고 전력질주 직전의 사자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목표물을 앞에 두고는 본인의 갈빗대 두세 개는 들어내도 개의치 않는 호연지기도 발견합니다.


문체는 정갈하며 주변의 상황묘사는 다소 수필스럽습니다. 범인을 독자 나름대로 추리해보는 재미와 후반 한순간 흩어졌던 퍼즐조각이 완벽하게 맞춰지는 카타르시스도 조금이지만 느껴집니다. 심리 묘사도 탁월합니다. 바닷가 바위 위에서 라트비아인 한스 요한손과 작은 격투 중 상대가 맘만 먹으면 발길질 한 번으로도 상황이 역전될 수 있는 긴장감의 묘사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이번 범죄사건의 해결에서 콜롬보의 지혜보다는 연륜에 따른 촉과 끈기 그리고 인간성이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그의 스타일인지는 정확히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상한 라트비아인>에 등장하는 인물은 매그레 반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무능력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죽은 파트너 토랑스를 비롯하여 사건의 해결에 도움을 준 동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오로지 매그레 반장을 위한 소설임을 확인했고, 한편으론 그래서 더 동분서주 고생스런 매그레 반장의 앞날이 예상됩니다.


첫 등장부터 묵직한 인상을 남겨 준 매그레 반장과 다음 레이스가 기대됩니다.
이제는 불쌍한 인생을 살다간 수상한 라트비아인을 추모하며...





[리디북스 책 정보보기]
http://ridibooks.com/pc/detail.php?category=104&id=369000048&p_g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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