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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는 책과 영화를 두고 한참 고민했습니다.
벌써 두 번이나 영화화된 작품으로 더구나 세계적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 작품을 3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없다고까지 하니,,,책을 보지 않고는 감히 개츠비를 얘기하기가 민망해질 정도입니다.
느즈막히 책과 친해져서 읽는 속도도 더디고 고전 읽기에만 전념해도 절대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더구나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는 볼거리와 읽을거리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됩니다. 그래서 영화와도 적절히 타협하게 됩니다. 일단 목표한 게 있어 류비세프의 시간관리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느낍니다.
이 작품에 대한 정보를 구글링을 통해서 찾아보던 중 1974년에 만들어진 영화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시대의 영화라면 원작에 제법 충실할 것 같았으며 더구나 로버트 레드포드를 스타덤으로 이끈 영화라는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면서 하루키센세이(?)의 말은 가볍게 무시해버립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위대한 개츠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제 생각에 소설이 베스트 셀러로 대중에게 알려진 후에 빛나는 페이스를 소유한 주인공이니 단숨에 스타가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시대상을 반영하며 그 묘사가 뛰어난 소설이나 영화를 우리는 좋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위대한 개츠비> 역시 1920년대 백인 우월주의가 팽배한 미국의 상류의 - 작가는 스스로 '재즈의 시대'라고 합니다 - 묘사가 제법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매주 파티에 나가 춤추고 즐기며 상류층이면 누구나 기르던 개의 목걸이에 다이아몬드를 박을 정도로 흥청망청합니다. 그야말로 '광란의 시대'입니다.
부잣집 여자들은 가난한 집의 남자와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없습니다. 이 영화의 갈등의 핵심인 이 주제는 '광란의 시대'에서 파티와 허영을 빼면 사랑도 존재할 수 없으며, 밥을 먹듯이 즐기던 그런 허영은 굶으면 곧 허기와 무력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전직 폴로 선수였지만 뼈대 있는 가문의 톰, 그리고 사랑보다는 돈을 좇아 결혼했지만 결국 사랑을 갈구하는 아내 데이지, 그 데이지와의 사랑을 되찾으려는 개츠비가 갈등의 라인입니다. 가난하고 멍청한 윌슨의 아내 머틀은 상류사회를 동경하는 가난한 여자로 톰의 정부이며 갈등을 터뜨리는 도화선의 부싯돌 역할을 합니다. 그녀는 톰을 이용하여 그들처럼 개도 기르고 멋진 옷도 입고 파티를 즐기고 싶어합니다. 늘 상류사회를 동경하면서 신데렐라를 꿈꾸는 가난한 극소시민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이미 앓고 난 한여름밤의 열병처럼 가식과 허영덩어리 그 자체인 톰과 데이지 부부가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걸 보며 이 이야기의 화자(話者)인 닉 캐러웨이가 그랬듯이 그들, 상류사회임을 자처하는 그 족속들의 도덕성 결여에 대에 분노하며 더 나아가 환멸감도 들게 합니다.
개츠비 이야기는 오로지 돈이 전부인 그 시대나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물질이나 허영보다 더 소중요한 걸 깨우쳐 주기에 Great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고 느낍니다.
+
<위대한 개츠비>는 내년(2012)에 또 다른 영화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개츠비 역에 디카프리오, 데이지 부캐넌의 역에 캐리 멀리건, 그리고 닉 캐러웨이 역에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라고 합니다.
천재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거친 녀석들, 2009>을 보다가 브래드 피트가 등장하는 시점에서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종종 너무 잘생긴 배우가 오히려 영화의 몰입도를 방해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로버트 레드포드가 개츠비의 얼굴로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뭐 디카프리오 정도면 괜찮지 싶군요..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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