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umanities/Book Story

[짧은 서평]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 바보 노무현 그리고 '바보'의 유래...

반응형









바보 노무현
- 6점

장혜민 지음/미르북스





가시고기라는 물고기가 있다. 암컷이 알을 낳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면 수컷이 홀로 남아 알이 부화될 때까지 정성을 다해 키운다. 그리고 새끼들은 그 아비의 살점을 뜯어먹고 살아간다. 그렇다면 어미는 새끼를 낳자마자 어디로 가는가? 죽으러 간다고 한다. 알을 낳을때 분비물에서 풍기는 냄새 때문에 적들이 몰려오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되도록 빨리, 힘이 있는 데까지 멀리 가서 죽는다. 가시고기는 어미와 아피의 희생으로 대를 이어 새끼들에게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가시고기의 삶을 살다간 노무현 대통령의 전기형식 이야기입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 퇴임 후 봉화마을까지의 내용이 위인전 같은 형식으로 순차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고 바로 나온 책이라고 하는데 꽤 늦은 시기에 읽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미 알려진 내용이 대부분이고 새로울 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읽으면서 중간중간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건 어쩔수 없습니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서적은 꽤 많습니다.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아 뭐라 평가하긴 그렇지만 가볍게 읽기에 이 책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은 바보 노무현의 유래가 된 유중희씨의 글입니다.
바보 노무현


 나는 정치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8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서 오공청문회가 처음 열리던 시대
 정경유착의 간판으로 지목된 H그룹 왕회장을 증인으로 세웠는데
 여야를 막론한 국회위원 신분의 질문자들이
 증인을 상대로 지적하고 추궁하기는커녕
 "증인님께서........?"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굽실거릴 때
 동료 위원들과 같이 영특하지 못한 어느 바보 같은 사람을 알기 시작하였다.

 "나는 증인과 같은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받지도 않았고
 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조용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매서운 질문을 던지던
 -키도 작고 별로 잘 생기지도 않은 -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내 머리 속에 각인되기 시작하였다.


 그이는 03이가 대통령 한 번 해 보겠다고 NO통하고
 구국의 결단이란 미명하에 3당 야합을 할 때에도
 같이 갔으면(이후 경선에 불복하고 여당의 선대위원장까지 지낸 이모씨처럼) 좋으련만
 또 한번의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모씨와 그이는 연령, 정치입문동기 등에서 흡사한 점도 많으나 이후 역정이 너무 달라 비교 대상임>

 그리고 수도권 또는 전라도를 택하여 국회위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임했더라면
 남들이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그 좋은 자리를
 몇 번 더 하여 관록을 쌓았을 터인데도
 굳이 떨어질 것으로 확실한 부산에서
 내리 3번이나 더 떨어지는 초라한 바보의 길만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주름살만 더욱 깊어가고
 현역 위원이 아닌 정치인의 모습은 더욱 초라한 바보일 뿐이었다.

  98년 우연히 찾아온 종로의 보궐선거에서 금배지를 다는 맛을 보았지만
 이번에도 또 부산에서 출마하겠다는 바보를 길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만은 노무현만이 바보가 아니라
 그 지역구의 유권자들도 같이 바보이기를 바라고 싶다.

 『바보 노무현』을 국회위원으로 뽑아주는 바보 같은 부산시민들!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영특한 사람을
 국회위원과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너무나 많은 실망을 경험하였다.

 그래서 이제는 전 국민이 우직한 바보가 되어
 우리 대한민국에서 거짓말 하지 않고 정직하며
 소신과 지조를 지키고 야합하지 않는
 바보 대통령이 탄생되는 그날을 기대해 보고 싶다.

   노무현 바보!
   부산시민 바보!
   그리고, 나도 그 바보의 대열에 끼이고 싶다.


- 유중희씨의 '바보 노무현'에서


안녕하십니까. 노무현입니다.

답신이 늦어 죄송합니다.
제가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한 선거에 패하고 나서 아픔도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저를 믿고, 도와주시고,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참으로 미안하더군요.
이때 선생님의 저에 대한 격려의 글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홈페이지에 워낙 많은 글이 실려 전부 출력해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돌려보았습니다.
글쎄, 뭐랄까요.
감동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제가 헛되게 산 게 아니구나, 제 선택은 옳았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는 옛말이 있지요.
우리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제게 무엇을 바라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란 말이 생각납니다.
제게 보내주신 이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 변치 않으려 합니다.
마음을 글로 전한다는 게 참 어렵네요.
이 소중하고, 귀한 인연.
헛되이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가장 아름다운 인연으로 가꾸고 키워보려고 합니다.
최근 인터넷을 매일 한 시간 이상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공부할 자료들,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많이 도와주십시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저와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졌으면 합니다.
성심껏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6월 6일은 정치인 최초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팬클럽이 행사를 해서 대전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덕분으로 '바보 노무현'이 '행복한 노무현'이 될 것 같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0. 6. 9
노무현 드림




+
책을 읽고나니 장혜민 작가가 궁금해집니다.

공교롭게도 위시리스트에 있는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행복>>이란 책도 같은 저자입니다. 찾아보니 스토리텔링북스의 대표이사이자 평전 전문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있다고 합니다. 고인 장사라는 말도 많은 것 같습니다. 내 짧은 생각에도 장사속이 비쳐지지만 같지만 뭐 나쁠 건 없다고 느낍니다. 객관적인 입장과 잘못된 정보만 아니라면 말이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