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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ies/Wissen

안또니오 네그리 - 다중(multitudes) 과 아우또노미아(autonomia)







Antonio Negri (born August 1, 1933)




다중(Multitudes)


안또니오 네그리(Antonio Negri)가 제시한 다중(multitudes)이란 개념은 사회주의 담론 내에서 역사적 정치적 주체였던 '민중' 또는 '인민'의 계보를 잇는 '한층 유연해진 사회적 주체'라고 할 수 있다.

다중은 노동시스템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제국적 질서에 대해, 확고한 계급적 정치적 각성을 통한 앙가주망보다는 상대적으로 개별적 차원에서 저항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한다. 협의로는 사이버스페이스를 배경으로 하는 유목민적, 욕막정 주체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문학평론가 조정환은 "대중이 덩어리져 있는 개념이 강하다면, 다중은 흩어진 상태에서 '네트워킹'을 통해 이루어진 개념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의 위키피디아, 웹2.0, UCC, SNS 등의 정보환경에서 얼굴 없는 다수의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강력한 콘텐츠와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고 있는 현상을 두고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란 용어로 설명되기도 하는데, 집단지성이란 곧 네트워크상에 뿌리내린 '사이버 다중'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의 철학자 빠올로 비르노에 따르면, '다중'은 탈근대 시기에 새롭게 형성된 주체개념이 아니라 적어도 아리스토텔레스 이래의 정치사상에서 항상 모습을 드러내던 양적 실체였다. 예를 들어 신양성경의 '마가복음'에는 "그들은 다수이다."(5장 9절)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때 '다수'는 '레기온'이며 문어(文語)로는 '다중(multitude)'이다. 물론 오늘날 논의되고 있는 다중은 양적인 개념이 아니라 주체의 '새로운' 존재양식을 의미한다.




아우또노미아(Autonomia)

네그리가 제시한 또 하나의 개념인 아우또노미아(Autonomia)는 한국어로 흔히 '자율'이라 번역된다. 권력에 대한 저항의지를 전체로 한 다중의 '창조적 능동'을 의미한다. 1977년 네그리가 주창한 '아우또노미아 운동'은 기존의 여성운동, 학생운동, 노동운동 등 이 탈리아의 전통적인 좌파운동과 결합하여 이탈리아 사회 전체를 완전히 개편하는 거대한 시민운동을로 확대되었다. 그러다 1979년 4월 이탈리아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 속에서 아우또노미아 운동은 지하로 숨어버렸고, 운동의 이론적 지도자로 지목된 안또니오 네그리는 2003년 5월 자유의 몸이 되기까지 24년에 걸쳐 수배, 투옥, 망명, 재수감, 연금 등을 반복하며 고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후 네그리의 아우또노미아 운동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등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 전통적인 시민사회운동의 한계를 지적하고 혁신을 총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네그리가 제시한 개념인 '다중'과 '아우또노미아'는 오늘날에도 여성 운동, 생태 운동, 동성애자 운동, 독립언론 운동, 정보민주화 운동,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 반전반핵 운동 등 다종다기한 시민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네그리는 두 번에 걸친 감옥생활 동안 《야만의 별종》과 《제국》이라는 기념비적 정치이론서를 집필했다. 또한 일흔이 넘은 현재도 포스트마르크시즘 시대의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서의 다중과 아우또노미아의 실체및 역할을 규명하고 제안하는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식 e - 시즌 2》엄지의 귀환편 , p80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