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데 세르반테스
Miguel de Cervantes, 1547~1616
방랑기사가 세상으르 떠돌며 선행을 베풀고
억압받는 자들을 해방시키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
비루먹은 말 로시난테를 타고
시종 산초와 함께 길을 떠난
우리의 방랑기사
풍차를 향해 돌진하며
"도망치지 마라! 이 비열한 겁쟁이들아!"
양떼를 공격하며
"적군을 무찌르자!"
우리의 방랑기사는 결국
사람들로부터 돌팔매질을 당한다.
"방랑기사? 저주나 받으라지!"
"내 생애 최고의 불행은 바로 당신과 맞닥뜨린 거야!"
그래도 우리의 방랑기사는 굳게 결심한다.
"죽을 때까지 나는 방랑기사로 살아갈것이다!"
방랑기사가 본 세상은
용기가 아닌 오만
덕이 아닌 폭력
진실 아닌 거짓이 판치는 세상
"난 미친사람이라는 오명을 남긴 채 죽고 싶지 않아..."
시종 산초는
죽어가는 방랑기사에게
새로운 별명을 붙여준다.
슬픈 얼굴의 기사
'여기 그 용맹성이 극단에 치닫던
강력한 시골양반이 누워있노라
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
.
.
1571년
유럽연합군과 터키군이 격돌한 레판토 해전에 참전한
에스파냐의 한 시골귀족
"아무리 아파도
갑판아래로 몸을 피하느니
국왕폐하를 위해 쓰러지겠다!"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기절했다 깨어나보니
잃은것은 왼손이요 얻은것은 별명 하나
레판토의 외팔이
명예로운 별명을 가슴에 품고 귀국하던 중
해적들에게 납치 아프리카의 알제리로 끌려가
기나긴 노예생활을 하다가 4차례의 탈출 시도에도 실패하고
10년이 지나서야 귀국할 수 있었다
밥벌이를 위해 식량조달원
세금징수원으로 나서지만
결국 사기를 당하고 나이 오십 줄에 철창신세...
길에 떨어진 종이쪼가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읽어대던 시골귀족의 결심
"그래!
남은 오른손으로 글을 쓰는거야!"
금빛에서 은빛으로 바랜 수염
비뚤어져 맞물리지도 않는 고작 여섯 개의 이빨
평생 불행에 익숙했던 사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불행은 항상 재주있는 자를 따라다닌다."
평생 불행했던 그가
생의 말년에 창조한 분신
진정한 방랑기사를 꿈꾼
라만차의 늙은 시골귀족
돈 키호테 Don Quixote
"오직 우리 둘만이 한 몸이라 할 수 있으니
그는 오직 나만을 위해 태어났고
나는 그를 위해 태어났다.
그는 행동할 줄 알았고
나는 그것을 적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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