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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李箱)] 오감도(烏瞰圖) 시 제2호 오감도(烏瞰圖)/이상(李箱) 시 제2호 나의아버지가나의곁에서조을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고또나는나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고그런데도나의아버지는나의아버지대로나의아버지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 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니나는왜나의아버지를껑충뛰어넘어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 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조선중앙일보(1934년 7월 25일)' 발표작 며칠 전부터 마음이 편치않은 가운데 이 시의 일부가 생각나 찾아보았다. 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 지난 추석에 아버지가 뿔나셨다. 못난 아들이 아버지가 되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니 말이다. 무심해서 뿔나셨다. 딸마냥 때때로 전화 한 통 넣어드리는 게 무에 그리 힘들다고... 이상은 늙어 작아진 아버지를 껑충 뛰어넘어..
김수영 - 「풀」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 . 김수영, 1921-1968, image src - '통제'와 '금기'의 시대를 온몸으로 밀고 나간 시인 김수영의 마지막 시이다. 어린 시절 이 시를 일기장에 필사했던 기억이 있다. 그냥 좋았다. 한 행 한 행 읊조리는 데 그때 느꼈던 느낌은 온데간데없고 아프기만 하다.
화혼시(回巹詩) - 다산 정약용 回巹詩 화혼시 六十風輪轉眼翩 육십 년 세월, 눈 깜빡할 사이 날아갔는데도 穠桃春色似新婚 짙은 복사꽃, 봄 정취는 신혼 때 같구려. 生離死別催人老 나고 죽는 것과 헤어지는 것이 사람 늙기를 재촉하지만 戚短歡長感主恩 슬픔은 짧았고 기쁨은 길었으니 성은에 감사하오. 此夜蘭詞聲更好 이 밤 목란사 소리 더욱 좋고 舊時霞帔墨猶痕 그 옛날 치마에 먹 자국은 아직도 남아 있소. 剖而復合眞吾象 나뉘었다 다시 합하는 것이 참으로 우리의 모습이니 留取雙瓢付子孫 한 쌍의 표주박을 자손에게 남겨 줍시다. +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이 남긴 마지막 시이다. 다산은 부부의 회혼일인 1836년 2월 22일에 회혼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일가, 제자들 가운데 서거한다.
폐퇴피 샹돌 <희망> Petofi Sandor 1823-1849. 헝가리 시인 희망이란 무엇이더냐? 탕녀로다. 그녀는 아무에게나 웃음을 팔고 모든것을 바친다. 그대가 고귀한 보물 - 그대의 청춘을 바쳤을 때 그녀는 그대를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