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ities/Wissen
[지식e] '전혀 새로운 신문(한겨례)'과 '다시 새로워진 신문(경향)'
MindEater™
2011. 11. 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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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항쟁' 이후 궁지에 몰린 전두환의 제5공화국 정부는 유화정책의 일환으로 신문창간의 자유를 허용했다. 1987년 9월 전현직 언론인 196명은 '새로운 신문'의 창간을 발의하고 10월에는 3,000여 명이 참가하는 창간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새로운 신문의 창간을 위한 공개모금은 108일 동안 성황리에 이어져 총 2만 7,000여 명이 참여, 50억 원의 창간기금이 모였다. '언론국민민주 운동'이었다.
그해 12월, 세계 언론사상 최초로 지배부주, 사주가 없는 언론사 한겨례 신문사가 세워졌다. 고장난 중고 윤전기를 들여와 수리하고 전세 공장에 편집국을 차렸지만 한겨례신문사는 그 탄생 의의와 설립 취지에 걸맞게 데스크의 전횡을 허락하지 않는 민주적 편집위원회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참언론 지향을 위한 윤리강령을 채택했다. 이 또한 신문사로는 최초였다.
1988년 5월 14일 새벽, 백두산 천지연 사진을 1면톱에 앉힌 36면짜리 한겨레신문 창간호가 배포되었다. 국내 최초로 순한글 가로쓰기에 컴퓨터 조판을 도입함으로써 내용뿐 아니라 형식, 제작, 유통 면에서 기존의 신문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신문'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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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46년 창간 이래 진보적 논조로 이승만 정권을 공격하던 경향신문은 1959년 강제폐간되었다가 이후 복간되었으나 여느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군사정권의 기관지 노릇이나 하며 오랜 세월을 숨죽인 채 보내야 했다. 1990년부터는 한화그룹의 지분참여로 전형적인 '재벌언론'의 위항을 유지했다.
1998년 4월 경향신문사는 모기업인 한화그룹에서 분리되어 100% 사원주주 방식으로 소유구조를 바꾸었다. 순수하게 사원들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체호와 고용을 유지한 채 소유구조만 바꾼 사례는 세계 언론사상 유례 없는 일이었다. 모든 사원이 나누어 소유하게 된 경향신문사는 사장을 공개모집하고 편집국장을 직선으로 뽑는 등 언론민주화를 위한 구조개혁에 착수하는 한편 인터넷이나 옴부즈맨 제도 등을 통한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대폭 강화했다.
소유구조의 변화와 시스템의 절차민주화는 이내 보도경향과 논조의 변화를 가져홨다. 정부나 광고주(대기업)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반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보도태도 역시 훨씬 공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변의 많은 우려와 냉소에도 불구하고, 또한 경영상의 숱한 어려운과 유혹에도 불구하고 경향신문은 10년째 독립언론의 위상을 지켜나가고 있다. 명실상부한 '제2의 창간'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이 몰고다니는 수없이 많은 탈·편법 의확과 관련하여 시종일관 삼성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던 한겨례신문과 경향신문은 국내 광고비 지출 1위 기업인 상성으로부터 광고가 끊겼으나 2008년 내내 시민들의 이른바 '촛불광고'가 그 빈 지면을 메우고 있다.
[참고 서적] 지식 e - 시즌 3, 14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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