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법 - 상 - 6점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애플북스
http://sahngoh.tistory.com2015-05-18T14:02:590.3610







위키피디아에서 평균수명을 찾아보니 2012년 평균 스와질랜드의 평균수명은 31.88세이다. 대한민국은 79.05세로 40위 모나코가 89.73세로 1위이다. 끽해야 100년을 못사는 게 인간이다. 그래설까 살만하면 늘 꿈꾸는 것이 영원이 죽지 않는 삶이다.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에 혹하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는가. 가진 것이 많을수록 언젠간 죽는다는 조물주의 법칙 앞에 무기력하기에 늘 초조하다. 눈에 보이는 죽음을 애써 외면하기 위해 사후 판타지 세계를 그리는 것도 어쩌면 이 때문이리라.


일본의 한 소설가 야마다 무네끼는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위험하고 부질없는 것인지를 <백년법>이라는 소설로 이야기하고 있다.


바야흐로 조류에서 우연찮게 발견된 바이러스를 인간에 접목하여 탄생한 인간 불로화 바이러스(human antiaging virus) 덕분에 영원히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세상이 도래했다. 그런데 왜일까? 영원한 삶을 약속받은 왕국이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문제로 결코 평온치 못하다.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고 가족의 해체가 반복된다. 할머니와 사랑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위태위태하다.


마냥 좋아 보이는 세상이지만, 고인 물은 썪는법 결국은 파멸로 치닫고 있음을 소위 깨어있는 지도층이 인지하게 되고, 영원히 살고 싶은 욕망은 현실이 되었지만, 인간들 스스로 "인간 불로화 시술은 받은 사람은 정확히 100년 뒤에는 안락사를 해야한다"는 내용의 <백년법>이 만들어지게 된다.


<백년법>에는 맹점이 있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대통령의 권한으로 <백년법>에 의한 안락사를 연기할 수 가 있다는 조항인데, 하다못해 미물도 차별에는 이빨을 드러내는 법인데 어찌 인간이라고 죽음 앞에 이러한 부당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안락사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조직화되어 '영원왕국'이라는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고 정부와 반목하기에 이른다. 반면에 안락사를 연기받은 관료들은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복종을 약속하고 꼭두각시가 되는 건 당연지사, 이후부터 소설은 전형적인 독재 매뉴얼을 답습한다.


사사하라가 유사 총리에게 한 말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치체제는 뛰어난 지도자에 의한 독재입니다.” 는 작가인 야마다 무네끼의 정치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 실제 소설의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독재'를 이용하여 정확히 인간불로화 바이러스가 발견되기 이전으로 돌아가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뛰어난 지도자'는 어디까지나 소설의 영역일 것이다.


톰크루즈 주연의 <우주 전쟁>이라는 영화에서 바이러스로 절망적이던 상황이 한순간에 해결되는 것처럼 인간불로화 바이러스는 다발성 장기 암(SMOC)으로 깨끗히 정리가 되는데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현대 소설에도 드물지 않게 쓰이는 것이 조금 씁쓸하다. 뭐 기백 년의 영원한 삶은 한순간에 깨는 일장춘몽인 셈이지...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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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ureka01.tistory.com BlogIcon 유 레 카 2015.05.19 09:0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래살면 그게 지옥입니다..
    에밀 시오랑의 책읽고 있어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