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난설헌 - 6점
최문희 지음/다산책방
http://sahngoh.tistory.com2014-07-08T13:44:420.3610





책을 읽으면서 가장 쉽게 받아들이고 또 재미있어하는 책이 이런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해서 언제든 읽겠지 하며 벼르던 책이었고, 특히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이로 비운의 천재 소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어찌 안 읽고 배길까..



난설헌이 늘 입에 올렸던 ‘세 가지의 한恨’이 있다고 한다. 여자로 태어난 것과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성립의 아내가 된 것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한恨과 작가 최문희의 작가적 상상력을 함께 녹여 펼쳐 놓은 것이 이 소설《난설헌》이다.



솔직히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앞서 언급한 전형적인 신파의 플롯 이외의 그 무언가를 바랬다. 난설헌은 이렇게는 소설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작가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모순이 난설헌을 유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손 치더라도 흔들리는 몸을 지탱하려는 조금의 의지조차 없는 주인공을 어찌 편하게 보라는 것인지, 어차피 대부분의 구성이 픽션이라면 그곳에 운명을 거스르는 의지 한 줌 몰래 떨구어 놓는 게 그리 힘든 것인지 책장을 넘기며 묻고 또 물었다.



앞서 몇 번 말했듯이 난설헌은 세 가지 한恨을 늘 입에 올렸다 한바 이런 나약한 난설헌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성정에서 운명에 맞서는 난설헌을 떠올릴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어김없는 그녀의 푸념이 더 불편하다. 악의 화신으로 묘사되는 시어미의 인간 이하의 성품과 못생긴 인물로의 묘사 또한 불편을 더한다. 사람 미운데 이유가 있을까마는 밑도끝도없는 괴롭힘 또한.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책장은 바삐 넘어간다.



'전형적'이라는 레토릭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함에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지만 - 사실 이러한 아쉬움에는 난설헌에 대한 인간적인 기대가 무너진 탓이 더 크리라 -, 비운의 단명한 난설헌의 삶을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을 주는 유일하고 귀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더불어 소설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우리말을 사랑하고 아끼는 작가의 마음이 아름답다. '그녀'를 멋스럽게 이를 때 쓴다는 '그미'와 같은 생경한 단어들도 익히는 데 제법 도움이 되었다.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사임당과 황진이가 생각난다. 문득 문장 하나가 만들어진다.
복 받은 사임당이 아니면 노는 황진이가 되어라!!
말을 더 보태 무엇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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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09 09: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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