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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ies/Book Story

[짧은 서평] 나의 사고를 지배하게 된 법정스님의 <무소유, 無所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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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 10점

법정스님 지음/범우사




지난해인 2010년 법정스님이 입적(入籍)하셨습니다. 스님의 유언으로 집필하신 모든 책이 절판되었고 현재 중고값이 새책의 몇 배에서 심하게는 몇십 배까지 줘야 한다고 합니다. 작년부터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지만, 처음이라 독서 편력의 욕심이 있었지만 비교적 술술 넘어가는 소설만 읽고 있었습니다. 절판소식에 사람들이 앞다투어 책을 산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남의 얘기였습니다. 제목이 주는 인상이 지극히 철학적이고 딱딱할 것 같은 생각에서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막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행이 스님이 타계하신 후 얼마지나지 않아 법정넷에서 <무소유> 책 전문을 무료로 배포하였고 지금은 누구라도 온라인에서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적정한 가격에 중고로 구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자들은 절판소식을 듣자마자 발 빠르게 사재기를 해두고 8천 원짜리의 책을 당시에 2만 원 현재는 5만 원 이상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이걸 아신다면 불같이 화를 내며 당장에 절판을 취소하실지 모를 일입니다. 현재 스님이 책들의 저작권은 상속이나 유증을 받은 사람이 없어 국가에 귀속되었으므로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무소유>는 유명세에따른 선입견을 배제하더라도 감히 말하자면, 책을 읽은 대다수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사로잡게 되는 그런 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녹은 그 쇠를 먹는다." 편을 읽을 때는 그 내용이 너무 좋아 두고두고 읽을 심산으로 그 내용을 모두 타이핑해서 올려두었습니다. 맘 같아선 토막글이 아닌 책 전체를 인용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 수필집은 무소유란 단어적인 의미처럼 모든 걸 버리는 얘기가 아니라 요즘을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고민을 조금은 초월한 위치에서의 시선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그리고 반성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늘 곁에 두고 싶은 그런 책입니다.
스님이 <어린 왕자>를 그리했던 것처럼...



+
워낙 유명하다 보니 법정스님과 그리고 집필한 책에 관련해서 씁쓸한 이야깃거리도 많은 것 같습니다.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과는 상반된 정치 철학을 가지고 있는 MB가 매우 감명 깊게 읽었고 여행 중에도 들고 다녔다고 해서 사람들의 입방아를 사기도 했고, 절판의 이유를 그동안의 법정스님의 주장이 전부 거짓이라 죽기 전에 뉘우친 것이라고 설교하는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운 성직자 분들도 꽤 많다고 합니다. 뭐 무소유에 반대되는 유소유라는 책도 있고,,,(개인적으로 책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유명세에 편승하는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엔 인기 연예인 에릭이 트위터를 통해 법정스님 모욕하는 발언을 했을 때는 마치 자신이 믿는 성경이 전부인 양 편협한 종교관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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